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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편)푸른 별의 몰락.9-완-.

2019.01.10 16:28 조회 수 11 장작추가 1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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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서는 안될 선'.


우린 그 선을 넘지 말았어야 했다. 그러나 증오와 분노에 눈이 먼 우린 다른 걸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라고 핑계를 대야할 듯 싶다. 모든 게 계략대로 였다는 걸. 그런데 그 원인은 우리 자체였다는 진짜 우리의 자아비판인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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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결국 '극약처방'을 선택할 시 그들이라도 쉽사리 우리에게 칠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했다. 그저 위협하고 협상을 가자는 거였는데..


'선언'하자마자 바로 '이 쪽'으로 날아왔다.


마지막 평화의 협상은 휴지조각과 잿더미가 되고 분노한 우리 측은 섬에다 무차별적인 선을 넘겨갔다. 그들도 선을 실컷 저질렀다.


땅이 더는 걸을 수 없는 곳이 될 때까지.


...



정신을 차리고 우린 '철저히 이용' 당했다. 섬에서 잘 나가다 난민이 되어 우리 측에 온 이들에 따르면


'그들'은 선전포고 전부터 이미 자리를 뺀 상태였다고 한다. 우리들끼리만 죽자사자 싸운 것이다.


우리에겐 고기능인 것 같은 것들이 그들 세계에서는 그냥 폐품 덩어리들이었던 것이 나중에서야 드러난 것이었다. 


섬의 앞잡이들은 뒤늦게야 후회했지만 이대로 돌아간다고 자기들을 받아줄 리 없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또, 어차피 돌아간다 손쳐도 밑바닥으로는 두번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싸우는 게 '자유'를 지키는 일이란다. 

 이 무슨 웃기지도 않는 희극인가! 자유를 지키기 위해 자유를 죽여야 하는 기가 막힌 상황을!


..



그들은..만신창이가 된 우리 별, 시체나 다름없어진 우리 별, 몰락한 우리 별에 느긋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제는 푸른 게 없는 땅을 뒤집어 까고는 거기서 자기들 좋을 광물을 캐내는 일이나 하고 있다.


우린 송장이 되어 누렇게 뜬 눈으로 그걸 지금껏 지켜보고 있다.


땅을 뚫는 기계의 굉음은 그런 우릴 비웃듯이 울리고 있었다.



* * *


추신 : 후기나 써볼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