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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계약 (1장)잘못된 얽힘-중.

2017.07.16 19:17 조회 수 18 장작추가 1 / 0

 

 

* * *

 

 

, 서류에 나와 있다시피 지금 우주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밀렵 행위들은 매우 심각한 수준입니다. 심한 경우..간신히 저희 단체가 도착했을 무렵엔 고작 열셋만 남았죠. 다음을 기약하기 어려울 정도인 경우가 자주 나온답니다.”

.”

 

 

의자에 앉아 무심히 서류를 뒤적이는 검은 옷의 젊은 청년 맞은 편 의자에 희끗한 백발이 듬성듬성난 도수 높은 안경을 쓴 노인이 앉아있다. 노인은 이마에 한손을 얹으며 심하게 표정이 일그러져 있다.

  이 순간만을 얼마나 기다렸던가.

전 우주에서 벌어지는 잔혹한 밀렵 행위들은 도저히 일개 작은 단체 하나만 가지고는 막기가, 차라리 별이 터질 때 바늘로 터진 부위를 막으려는 게 더 나을 정도로 힘이 든다. 계속 되는 우주 전역의 밀렵 행위를 막기 위해 안하던 짓이 없다. 부족한 자원을 모두 써가며 홍보도 해보고, 정말 인구가 많은 행성에 십년 넘게 호소도 해보고, 여러 항성계에 방송 등으로 목소리를 높이는 일들을 해도, 심지어 밀렵 현장을 급습해서 밀렵꾼들에게 목숨을 위협받거나 진짜 목숨을 잃어도..소용없었다.

  생각하는 모든 것의 탐욕은 선한 마음들보다 그 이상이었다. 제국 어느 곳도 협조적인 곳을 찾기를 기대하는 건 애당초 어리석은 기대다. 심각한 건 전 우주에 퍼져 있는 밀렵에 대한 경각심이 없다. 오히려 우주 전역에 퍼진 수많은 종이든 전자 데이터든 오늘 사지 않으면 내일은 없다란 말들이 도배되어 있고, 모두 거기에 눈과 머리가 마비되어 있었다. 그 통에 벌어지는 현장의 모습에 대한 생각은 안중에도 없다. ‘그 때것을 생각하면. 지금도 치가 떨린다.

 

 

* * *

  

그 때’. 빈약한 무장을 해가며 어렵게 밀렵 현장을 급습에 성공했다.

역시나 흰여우족 암컷을 밀매 거래하고 있는 현장이었다. 다행스럽게도 오래 포획된 것이 아닌 지 그 암컷은 아직 육안으로는 큰 이상은 없었지만 겁에 질려 아무 말도 못하고 우리를 보고 있던 그 눈빛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분명 그 암컷은 우리도 자기를 사러 온 이들로 봤음에 틀림없을 것이다. 그러기에 더욱 서둘렀어야했다.

  우린 당장 밀매 거래를 중단하고 흰여우족 암컷에 대한 석방을 요구했다. 그런데, 밀렵꾼들은 오히려 순순히 우리의 말을 따라주었다. 오히려 기다렸다는 듯 자기들이 잡아들인 흰여우족 암컷을 우리 안에서 꺼내주고 수갑까지 다 풀어주었다. 여태껏 이런 적이 없었기에 우린 적잖이 의아스러웠고 풀려난 흰여우족 암컷도 당황한 듯 했다. 그래도 구출에 성공했다는 안도감이 들어 흰여우족 암컷을 우리들의 구조 차량에 옮기려는 찰나였었다.

 

 

!! !!

 

 

총소리와 함께 스산한 기분이 확 들고 모두 멈칫 했으며 흰여우족 암컷은 아예 더 얼어붙어 제대로 서기도 힘들어 보였다. 얼른 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살피니 다행히 아무도 총에 맞진 않았다. 일단 흰여우족 암컷도 마찬가지로 눈에 보일 정도로 후들거리는 다리 외에는 우리의 눈치를 살피는 것 외에는 별 이상이 없었다.

  그렇다면 밀렵꾼 놈들이? 우릴 위협하려고 했던 가 얼른 뒤를 돌아 노려봤는데..팔짱만 낀 채 심지어 멀리 차 뒷좌석에 세워놓은 총까지 내가 증거다라고 말하는 듯 정말 그들은 아무 짓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쪽을 보며 실실 비웃기만 할 뿐이었다. 대체 왜?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오래 지나지 않아 금방 찾아왔다. 그리고 가장 우려스러운 일이 벌어진 것이다.

 

 

제국 경찰이 나타난 것이다.

 

정확히는 귀족들의 개.

 

 

제국 경찰들은 말이 좋아 경찰이지 실상은 귀족 등 상류 계층의 사병이나 다름없이 다뤄진 족속들이다. 그들은 질서 유지를 위해서라는 이유로 자행하는 모든 행위에 면죄부를 받으며 법에 대한 집행이라는 이유로 그걸 정당화 한다. 이번에 우리를 구속하겠다고 하며 내건 그들은.

 

 

<불법 동물 거래 혐의로 구속 체포 영장 발부>

 

 

라는 것으로 우릴 오히려 법의 심판대 위에 세우겠다는 것이다!

항변을 하면 되겠지만 그 전에 우리가 보호하려던 흰여우족 암컷을 증거품이라는 명목으로 회수를 하겠다는 거다. 순간 눈앞이 아찔한 것은 그렇게 회수된 흰여우족 암컷이 과연 안전하게 있을지 묻는다면 절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 흰여우족 가죽에 대한 미친 광증에 가까운 소비 행태에 따라 뭔 일이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우린 그래도 항변했고 절대 흰여우족 암컷을 넘길 수 없다고 버텼지만 그들은 우리보다 더 무장을 하고 있었고 또 항상 빌어먹을 습관처럼 공권력에 대항하면 그에 따른 집행이라는 어구를 써대며 우리가 협조하기를 오만하게 요구하고 있었다. 개만도 못한 것들. 우린 모두 뒤로 갈 것도 없고 그들과 출혈이 날 것일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공포심, 그리고 분노가 뒤섞인 채 제한 시간이 다가올 때까지 서로 대치하고 마침내 다 끝나갈 찰나였다.

 

 

[합의를 보았다.]

 

 

우리가 경찰과 대치하고 밀렵꾼들은 그런 광경을 웃기다고 킬킬대며 비웃는 사이, 이 모든 것을 중재한 것은 놀랍게도 귀족이었다. 수행단을 데리고 현장에 나타난 그들은 뭔가 서류와 휘장을 경찰들에게 넘겼는데 그러자 경찰들은 귀족단에게 절도있게 경례를 하고 심지어 경찰 현장반장은 귀족에게 너스레 떨기까지 하는 화기애애한 모습이었다. 귀족은 자비로운(그러나 구역질나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기만 할 뿐이었고 그러는 사이 수행단은 우릴 둘러싸고 퇴로를 막았다.

 

 

그리고, 합의를 보고, 흰여우족 암컷을 넘겼다.

 

너무나 치가 떨리고 분하지만 별수가 없었다.

 

 

 귀족은 경찰에게 우릴 구속시키지 말아달라(정말 글자 하나 틀리지 않고)’고 부탁했다. 경찰은 공무상인데 곤란하다고 하니 귀족은 우리 단체에게 거액기부금을 내고 최근 우주 경제 정세상 제대로 된 일자리를 얻지 못해 밀렵꾼 일이 극성하고 있다는 사회문제를 환기시키며 밀렵꾼들에게도 사회로 복귀할 수 있도록 기부금을 갖고 왔다고 한다(그러고 보니 수행원들과 밀렵꾼들은 같은 국가 출신이었다).

  그래도 경찰은 문제가 있다고 하니, 확실히 우리들이 손에 들린 것처럼 과한(자기들은 더한 무장을 하면서!) 무장을 해대며 사람들을 위협해대고 보호라는 명분만 쥔 채 애먼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는 패악을 저지르긴 한다고 말한다. 아무도 자기들의 말을 들어주지 않고, 도리어 모욕하고 관심도 안주고 심지어 위협을 해대니 이것은 밀렵꾼들이 제대로 된 경제 직업을 얻지 못해 살길을 찾아 밀렵에 들어선 것처럼 그들도 자기의 처지에 따라 당연히 나오는 수순이라고 말했다.

 

 

그러니.

 

서로 피장파장이고, 불쌍하기 짝이 없는 부류라는 것이다.

 

[‘을 위해 하나를 없던 일로 하자는 것이었다.]

 

 

 경찰은 이미 답은 다 나온 듯 보였지만 그래도 공무는 공무라고 자세는 잡아야 하니 최대한 문제없이 처리하자고 말하니 귀족도 역시 그렇다며 수긍했다. 우리는 넘겨줄 수밖에 없었다. 이 사건은 실제 밀렵 사건이 아니라 상호 오해로 인한 분쟁 사건으로 격하되었다.

  , 실제 밀렵인 흰여우족 암컷을 밀매하려는 현장이 아니라, 전혀 밀매 거래가 없는데 상호 증오로 인한 증오 소란 범죄사건으로 만들어 버린 것이었다!

 

  우린 영상을 찍어 공개하겠다 해도 소용없는 일이다. 이미 그 귀족은 영향력 있는 귀족이라 언론에 손을 쓰는 건 둘째친다. 왜냐하면..허탈하게도 그 귀족은 우리 단체의 본부의 거액의 기부금을 납부하는 후원 가문이었기 때문이었다. 우리에게 거액 기부금이라고 내거는 말도 바로 이것이었다. 부끄럽게도 그 후원금이 우리 같은 작은 단체에겐 꽤 큰돈이었기에 욕심이 들기도 했다. 빈약한 무장도 무장이지만 우리 단체에 일하는 단원들에게 제대로 임금도 못주고 일을 하는 일이 한둘이 아니었다. 본부의 지원도 우리가 별다른 실적이 없다고 말하며 딱 유지가 될랑 말랑 한 금액밖에 지원금을 주질 않는다. 이 무장들도 자발적으로 우리들이 각자 내서 만든 거다. 이번 밀렵 현장 급습도 서둘러 실적을 본부에 올려 지원금을 받아야 하는 절박감도 컸었다.

 

하지만..그래도 부끄럽다. 우린 졸지에 자발적으로 매매를 한 당사자가 되고 만 것이니.

 

속절없이 우린 입을 다물겠다는 서약서에 서명을 하고 흰여우족 암컷을 귀족에게 넘길 수밖에 없었다. 밀렵꾼들은 신나게 서명하고 그 자리에서 두둑한 현찰을 수행단에게서 받아 침을 묻혀가며 세고, 우릴 비웃었다우리가 무기력하게 수행단에게서 돈이 든 가방을 건네받는 사이 한쪽에서 흰여우족 비명 소리가 울렸다.

 

 

꺄아아악!

 

 

그 쪽으로 눈을 돌렸을 때 우리 두 눈으로도 믿을 수 없는 모습을 보았다.

 

수행단 중 날카롭고 이상한 도구를 꺼낸 이가 흰여우족 암컷의 이빨을 도구로 모조리 뽑아 버렸고 뽑힌 자리에 옆에 있던 이가 주사기로 응고제와 마취제 같은 걸로 보이는 희멀건 액체가 가득한 주사기를 흰여우족 암컷 입가에다가 뿌려댔다.

처음 형틀에 묶여 발버둥대던 흰여우족 암컷은 마취제가 몸에 들어갔는 지 작은 경련을 일으키다 이내 잠잠해졌고 그 사이 다른 도구를 든 이들이 흰여우족 암컷의 손톱과 발톱을 모조리 깎아버렸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광경이다. 보통 가죽을 뽑기 위해 그 자리에서 털을 자르는 짓을 하는데 왜? 근데 그걸 생각할 새도 없이 벌어진 광경은 입에서 말이 안나오게 했다.

 

 

흰여우족 암컷과 하면 몸에 향이 더 잘 배어든다.’

 

 

라며 보란 듯이 천장이 뚫린 차량 안에서 흰여우족과 교접을 하는 귀족의 만족스런 얼굴. 말을 잃고 소리도 못내며 억센 귀족의 손에 뒤에서 범해지는 흰여우족 암컷. 이빨이 없어 물 수도, 손발톱이 없어(거기다 방금 전 마취제는 근육 이완제 같은 것도 섞었는지 큰 힘을 못내고 있었다) 할퀴어 탈출할 수도 없고..그저 탐욕스런 몸뚱이에 짓이겨 지는 하얀 털뭉치의 살덩이말고는 취급이 아니었다.

 

벌써 거사가 치러졌는지 흰여우족 암컷의 엉덩이에 희멀건 끈적한 액이 귀족 놈이 흔들 때마다 사방으로 뿌려댔다. 흰여우족이 암수 서로 나눌 때 꽤 여타종족보다 액 분비가 많다는 정보를 왜 쓸데없이 떠올린 건가. 암컷은 비관과 절망과 원망 속에서 그치지 않는 눈물을 흘리며 힘없이 바닥에 쓰러질 뿐이고 그걸 점잖음 속에 시커먼 욕정을 실컷 쏟아내는 이 있을 뿐이었다.

 

 

모든 것은 명확했다.

귀족 놈이 이번 흰여우족 매매의 주동자이자 최대 고객 중 하나였다. 우린 작기에 뭘 해볼 수가 없고, 그저 입을 닥치고 있어야 할 뿐이었다. 만일 누군가 거기에 저항했다면 필시 수행단 놈들에게 벌집이 되어있을 테니까.

 

 

* * *

 

 

서류에 이 이야기가 적힌 게 있는데, ‘하위 단체라는 걸 봐선 본부란 것들과 어떤 관계에 있는 거지?”

그대로입니다..저희만 가지고는 도저히..하아,.”

전형적인 마음만 앞서는 족속들로만 모인 거군.”

 

 

한숨을 쉬는 노인에 비해 심드렁하게 서류를 넘겨보는 젊은 청년은 몇 장 더 보다가 서류를 덮고는 책상 위로 던져버렸다.

 

 

.

단체도 작아, 자체 운영도 안 돼, 그렇다고 어떤 뛰어난 수완을 가지고 영향력을 발휘해서 후원세력이든 뭐든 만들 능력도 없어. 이게 당신들 상태라는 거란 거에 내 말이 틀렸나?”

, 그렇습니다.”

그럼, 무슨 배짱으로 늑대인간 밀렵꾼들에 대한 현상 수배를 요청했던 거지?”

, 그건.”

 

 

젊은 남자는 기가 차다는 보통 통상적인 표정도 짓지 않고 무표정하게 자기 앞에 놓인 유리잔에 담긴 물을 홀짝일 뿐이다.

 

 

, 그거야. 그들은 악이기 때문입니다.”

?”

 

 

 노인은 부들대는 입가와 손을 꾹 움켜쥐며 지난 일을 상기하지만 지금은 중요한 거래다. 이전에 자기 통제가 되지 않아 함부로 감정을 저질러 거래 성사를 그르친 게 여러 번이다 보니 이젠 소문이 나서 자기들과 상대하려는 이가 없다.

  이번 계약을 치르지 못하게 된다면 활동은 고사하고 단원들의 자기 생업도 접어가며 온 탓에 마땅히 지급해야할 대가도 치르지 못할 지경이었다. 이제 여기 뭔지 모르지만 그렇게 거만 떠는 큰 세력이나 치졸한 용병들보다는 차라리 냉담하게 반응하는 이자가 나을지 모른다.

 

 

그들은 큰 죄를 저지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 탓에 아무 죄가 없는 생명이 희생당하고, 당연히 편안하게 살 수 있는 타 종족의 권리를 침해했기 때문에 마땅히 그 죗값을 받아 마땅합니다.”

뭐라?”

생각해보십시오. 당신도 사업을 하니 아시겠지만 당신이 사업을 하는데 있어 듣도 보도 못한 이가 당신이 여태껏 해온 일을 빼앗아 가고 자기 것이라 여긴다면 좋은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당연하지. 내 이익이 아니니까.”

 

 

일단 수긍을 하고 맞장구를 치니 첫 문을 연다.

 

 

그러므로, 이 일. 당신뿐만이 아니라 우리도 마찬가지로 똑같은 심정으로 일을 하는 겁니다. 당신의 사업으로 상품을 만들어 무난히 팔아 이익을 얻듯, 우리도 역시 이 일을 이어가며 억울하게 당하는 생명을 구하고, 일을 이어나가는데 있어 도움이 필요합니다.”

.”

그런데 밀렵꾼 놈들은 그게 아닌, 오로지 자기 이득만을 위해할 뿐이죠. 그로 인해 늑대인간족 말하니 말씀 드리는데. 이 멍청한 놈들은 결국 제발을 자기가 찍게 되었습니다. 그들이 흰여우족을 밀렵해대는 통에 흰여우족들도 흰여우족이지만 늑대인간 밀렵꾼 놈들은 자기 코를 거기에만 처박아 놔서 다른 걸 망친 덕에 제 스스로 무덤을 팠죠.”

맞는 얘기야.”

 

 

고개를 연신 끄덕이며 수긍하는 젊은 사람의 차분한 모습에 묘하게 성사가 될 듯한 기분이 든다.

 

 

따라서, 이번 특히 제가 구한 정보에서 나오는 이 두 악질 늑대인간 밀렵꾼 놈들은 현상금이 엄청납니다. 이 자들을 잡는데 힘을 보태주신다면 분명 억울하게 당할 생명들을 구할 것이고, 그리고 당신과 저희 모두 앞으로 일을 하는데 있어 큰 도움이

그리고 매우 멍청하고 한심하고 순진한 소리야.”

“..?”

 

 

너무나 무미건조한 청년의 대답에 신나게 이어가려는 기분이 금세 꺾인다. 그런데 청년은 그러거나 말거나 물끄러미 천장을 올려다볼 뿐이다.

 

 

단도직입적으로 얘기하지. 지금 당신이 구하고 온 우주 게시에 올린 현상 수배에 나선 것을 보는데, 그것들은 댁들 같은 일개 조그마한 무리들이 상대할만한 보통 상대가 아니야. 늑대인간족은 말이야, 밀렵꾼들 중에서도 가장 유명하며, 따라서 보통 제국에서 요구하는 밀렵 물품을 잘 구해서 오는 탓에 여러 제국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바가 큰 종족이야.”

, 아니 그건..저희도 알고 있는데.”

아직도 머리가 안돌아가? 사업이란 게 뭔지 전혀 모르는 단체답군.”

?”

 

 

말은 매우 사무적으로 딱딱하고 사실만 얘기하지만 그걸로 상대와 나누기보다 한심하게 떨어지고 싶다는 느낌이 물씬 들었다.

 

 

따라서, 늑대인간들을 지지하는 제국이든 사업권이든 넘쳐난다는 거지. 그런 것들의 생활상이니 뭐니는 안중에도 없고 그리고 밀렵해서 온 물건이 어쩐 지도 대부분은 알바 없어. 대신 그 덕에 자기들 서랍장에 귀한 것이 잔뜩 있으며 콧대를 세우는 것이 중요하지.”

그게 좋단 말입니까! 그것들 탓에 아무 죄가 없는 생명이 희생당하는 게 옳다는 말입니까!”

내가 보기엔 댁들이 악인 것 같은데?”

, 뭐라고요?”

 

 

청년은 격한 반응의 노인의 모습엔 아랑곳없이 방금 전 덮은 서류를 다시 열어 서류 뭉치 위에다 가지고 있던 펜으로 뭔가를 쓰고 있다.

 

 

잘 봐. 여기 큰 원을 그리지.”

, 무슨 소리를 하려고.”

그리고 점을 찍지.”

 

 

정말로 청년은 종이 위에다 크게 원을 그리고 아무데나 점 하나를 찍었다.

 

 

대체 이러시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뭘 말씀하시려고 이런 걸

똑바로 생각해. 넌 방금 전, ‘힘을 보태주신다면 분명 억울하게 당할 생명들을 구할 것이고, 그리고 당신과 저희 모두 앞으로 일을 하는데 있어 큰 도움이라고 떠들었어. 이거 내 말이 틀렸나?”

아니, 왜 아시는 얘기를 저한테 하는 이유가 뭡니까!”

벌써 답을 얘기했잖아?”

..?”

 

 

자꾸 빙빙 돌리는 이 자의 꿍꿍이는 대체 무엇인가. 슬쩍 눈을 치켜올리며 노인을 보던 청년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더니 펜을 다시 놓는다.

 

 

방금 전, 난 늑대인간과 제국 등 여타 사업권 사이의 관계를 얘기했어. 그건 말이지. 늑대인간들의 짓이 실제로 제국 등 여타 사업권에 이득을 주기에 그걸 할 수 있게 된 거야. 그게 악한 일이든 어떤 시건방진 일이든 말이지.”

그래서 악이잖습니까! 자기의 이득, , 아니군. 자기들의 그 헛된 탐욕심에 가여운 생명이 희생당하든 말든..”

내 말 아직 안끝났어.”

 

 

중간에 격분을 토하려고 하다 살벌하게 눈을 치켜뜨는 청년의 눈빛에 노인은 하던 말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당신은 나와 함께 사업으로 바로 그들의 밀렵꾼 놈들을 잡아 생명을 구하고 현상금을 배분하겠다는 말로 나와 이 사업을 시작하려 한 게야. 오늘 그걸 정산할 것이고. 그렇지?”

, 그래서. 제가 배분에 관해서 이렇게 나눌라고.”

현상금 가지고는 택도 없어.”

?!”

 

 

사내는 서류 종이 위 원과 점 그림에 시선을 돌리며 또 물 한모금을 마신다.

 

 

이 상황은 매우 좋지 않아. 이 거대한 원이 그 제국과 사업권 놈들의 이권이고 여기 점이 곧 우리가 하려는 일의 상황이지. 도저히 상대할 수가 없어. 늑대인간 놈들은 자기들끼리 영역 다툼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외딴 종족이 자기 일에 간섭하면 기가 막히게 자기들끼리 또 단결해서 깨부수려고 드는 경향이 있거든.”

몰래..어떻게 하는 것이..”

 

 

 사내의 말은 틀린 말이 하나도 없다. 노인은 우려한 것이 아니라 이미 충분히 겪은 일이기에 잘 알고 있다. 늑대인간들의 막장은 자타공인 알려져 있지만 또 신기하게도 자기들끼리가 아닌 타 종족이 개입한다거나 했을 경우 그거에 대한 반발심에 대한 단결력이 비상하다.

  한 고상한 종족이 이들을 업신여기다가 나라 전체가 간신히 협정으로 마무리 짓기까지 수십 년 동안 큰 난리를 당한 경우도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어찌나 끔찍했는지 그 나라의 건장한 남자 셋 중 하나가 찢겨나가고 처녀들의 절반이 늑대인간 새끼를 가질 정도였다고 전하니.

 

 

, 몰래하면 어떻게 되겠지. 하지만 그 몰래 하기에 그것들 냄새가 워낙 잘 맡는 것들이라 금방 들키는 건 시간문제야. 그렇게 되면 기껏 사업을 시작하려는 나도, 그리고 이걸 앞으로도 계속 이어나갈 자네는? 자네 단원은?”

 

 

위험수당이 너무 턱없이 적다는 거다. 사실 가장 우려한 일이 앞으로 이어질 것이다.

 

 

당신이 요구했던 그 놈들 머리통을 이제 가지고 올 거야. 그거에 대한 대응을 만들지 못하게 된다면. 뭐 알지?”

 

 

 눈앞이 아찔하다. 사실, 거래 성사보다는 이미 그 때 사건 이후로 눈이 뒤집혀 악질 밀렵꾼 현상금 사업에 손을 대기로 결정하고 물색을 하고 다녔다.

  그러다 기왕 할 거 제대로 하자는 심정으로 가장 악질 밀렵꾼들에 대한 정보를 밤낮으로 찾고 다녔고 그리고 찾아낸 게 바로 늑대인간 밀렵꾼 악질 두놈이었다. 당연 워낙 그들이 흉포하다보니 아무도 나서질 않고 있었고 서둘러 이놈들을 잡을 이를 모집했다. 그렇지만 일주일이 넘게 아무도 찾아오지 않았는데 어디서 계약 협상을 말했고, 그리고, ‘목표물을 회수했다는 말까지 나왔다! 이렇게 빨리!

  그게, 바로 여기 앞의 이 사내와 사업체다. 일단 업종으로 봐서 상업 관련이라고 되어있는데 아무 것도 뚜렷한 사업은 없다. 그러나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인가. 원수 같은 것들을 죽일 수 있고, 그리고 현상금을 얻어 단원들 생계와 생명을 구했다는 일도 이루고. 그야말로 돌 하나 던지고 3마리 악마를 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했다.

 

  또한.

그렇게 빨리 잡아들이는 이가 누구인 지도 궁금했다. 필시 내로라하는 꽤 신흥 세력의 수장쯤은 되겠지 하고 기대하며 온 것도 있었다. 그런데 막상 오니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다. 수장은커녕 어디 자기들 같은 조그마한 사업체 같은 허름한 뒷골목 사업장에 사무소를 차려놓은 게 전부고 그리고..이렇게 음침한 사무실에서 이 자와 있다. 너무 성급했다. 너무 빨리 처단됐다는 소식에 기쁜 나머지 이런 걸 미처 제대로 파악을 못했다.

 

 

, 미안합니다. 저희가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대금이든 방법이든 강구해서.”

시간 없어.”

 

 

  또 물을 홀짝이며 무관심한 표정을 짓는 청년.

속에서 확 끓어오르는 뭔가가 있겠지만 사실 청년은 둘째치고 자신들에게도 화살이 갈 게 뻔하다. 확 이 자에게 모든 것을 덤터기쓰고 싶지만 늑대인간 놈들이 그런 거에 알바 없이 분명히 자기들을 잡으러 올 것이 뻔하다. 그렇게 되면? 앞으로 일은? 단원들은? 그리고 생명을 구해야 하는 가치들은? 어서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빨리.

 

 

하아. 말씀대로입니다. 정말 죄송하지만 시간을 좀만 더 주신다면 저희가 절대 잊지 않고

 

 

!! 우리 엄마 꺼야!! 돌려줘!!’

 

 

밖에서 아이의 떼쓰는 소리와 소란에 말이 막혔다. 그리고 심장이 덜컹 내려앉는 충격을 받는다. 코끝에서 흰여우족 털가죽 냄새가 옅게 흘러왔기 때문이다.

 

 

Abe-Vampires.jpg

 

"일이 쉽게 해결되겠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