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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단상)왜 종이를 찢는가

2018.08.22 11:13 조회 수 9 장작추가 1 / 0

오늘도 종이 한장을 찢어.


구기고.


버린다.




계속 한다. 하루에 한 장 씩.




살 돈이야 넘치니까.

오히려 자기를 찢어달라 열어젖히니까.






..




오래 전 금화를 뺏고 뺏긴 놈의 입과 손발을 실로 

꽁꽁 묶어버리는 법을 익혔었다.


그리하면 내 호주머니에 금화가 차니까.


마음이 편치 않음은 지루한가.





정확히는 배고팠다.


너무 배고파 캄캄했다.


이대로 주린 아픔에 죽을 것 같았다.





그리 살 때 '그녀'를 봤다.


딱 봐도 돈이 없어 바늘 기운 옷차림인 그녀.





그녀는 손에 책을 펼친 채 팔벌려 말한다.


그녀를 그냥 지나치는 광장 사람들.




듣기엔 묘한 마음의 시원함을 줬다.

맨날 눅눅한 빵만 먹은 듯한 가슴에.



근데 그런 기운 옷차림의 그녀가 팔 버릴 때마다 

보는 그녀는 앙상하기 일보직전이었다.

음.들어갈 곳은 들어가고 나올 곳은 나왔으니. 또 

역시 얼굴은 반반했다. 시체얼굴도 아니고.





내가 종이를 찢기 시작한 건. 그 뒤.

뒷골목에서 그녀를 봤을 때다.

내가 주린 배를 움켜쥐고 모으고 모아 그녀에게 

금화를 좀 주려 결심을 할 때.




뒷골목 으슥한 곳에서 훨씬 부유한 차림의 돼지

놈이 그녀의 풍만한 엉덩이를 우왁스래 부여잡고 그녀를 문안으로 끌고 들어가는 모습을.


그녀 손에 떨어진 책을.




잠시 후 문밖으로 나올 때 허벅지에 맺힌 끈적한 

것을.


그 뒤 허리춤에 금화 짤랑이는 주머니를.


한 손엔 빵덩이를.




그리고, 구석진 구석에서 빵을 게걸스레 뜯어 

고운 입가에 먼지에 침에 빵 부스러기가.




그런 그녀 앞에 눈이 마주쳤을 때 그녀가 내 작은

호주머니와 자기 호주머니를 번갈아 볼 때.



그녀 얼굴에 호주머니를 던져버리고 떠날 때.









..




지금 보니 반반한 건 그것만이 아니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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