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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작) 재림

2017.10.04 01:24 조회 수 10

재림

 

나는 예수요.”

헤진 옷을 입은 남자가 말했다. 듣는 이는 없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들었지만 관심을 보이지 않은 것이다. 남자와 예수가 닮은 것이라곤 지저분한 옷, 제멋대로 자라난 머리카락, 수염 뿐 이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어디에나 예수는 존재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던 나에게는 그의 말이 퍽 일리 있게 들렸다.

 

그럼 왜 여기서 이러고 있소? 교회로 가지 않고.”

장난기를 띄며 붙인 말에 남자는 목소리를 가다듬으며 내게 말했다.

정확히 말하면 나는 전생에 예수였소.”

무언가 중대한 비밀이라도 말하듯이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말하는 남자의 모습은 우스꽝스러웠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헛소리 하지 말라며 웃어넘기겠지만 남자의 말에 흥미를 느끼게 된 나는 다른 이야기는 없냐며 재촉했다.

그럼..”

기밀을 털어놓는 변절자처럼 남자가 불안해하며 말했다.

저어기, 저 앞의 남자가 나보다 돈을 더 벌었소. 저 사람 깡통 좀 가져다주시오.”

신이 내게 내린 첫 임무는 맹인의 돈을 훔쳐다 달라는 것 이다. 나는 맹인에 대한 연민보다는 남자의 다음 이야기가 궁금했기에 얼른 그에게 돈을 가져다주었다.

고맙소

, 별말씀을, 그럼, 다음 이야기는 무엇이오?”

아무 것이나 궁금한 것 전부!”

호기롭게 말하는 남자의 태도는 자신이 정말 예수의 환생이라고 말하는 듯 했다.

그럼, 어떻게 댁의 전생이 예수라는 것을 알게 되었소?”

한 번 더 믿어보자. 저런 태도를 가지는 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남자는 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대답했다.

간단하오. 잊지 않았을 뿐이오. 전생의 삶을.”

헛소리 하고 있구만! 거짓말도 정도가 있지!”

.잠시만!”

아직 덧붙이지 못한 말이 있는 듯 다급한 목소리가 옷깃을 붙잡는다. 이대로 지나쳐 버리기엔 들어온 시간이 너무 아깝다. 라는 생각이 팽배했던 나에게 그 말은 발걸음을 멈추게 만드는 촉매와 같았다. 그래, 잃을 것도 없는데, 들어나 보자. 다시 남자에게로 얼굴을 돌렸다. 다시 마주한 남자의 얼굴에선 휘광이 빛나고 있었다.

방금 당신이 나를 외면했기에 대가가 필요하오.”

이게 무슨 말인가. 방금 전에 얘기 좀 들어달라고 애걸복걸 했던 남자는 다시 상황을 역전시켰다.

그래, 다음 지령은 뭐요?”

남자는 입맛을 다시며 말했다.

무릎이 아프구려, 저 지팡이를 가져와 주시오.”

남자가 가리킨 지팡이는 맹인의 것이었다. 이번에도 이야기를 들어야 하겠다는 욕구가 동정심을 이겨버렸다. 내가 지팡이를 가져다 준 후, 남자는 처음 만났을 때보다 눈에 띄게 살 쪄 있었다. 반대로 맹인은 수척해진 상태였다.

그럼 이야기를..”

어엉? 그걸로 되겠냐? 저 말라붙은 장님, 그 지팡이로 때려죽여라! 영 기분이 내키지를 않는구나.

예수가 살인을 지시하다니, 그러나 나에겐 선택지가 없었다. 결국 지팡이를 들었고 맹인의 머리를 쳤다. 그 순간 맹인이 일어서며 말했다. 멍청한 놈, 너는 다시 축생이 되리라. 불현 듯 나는 깨달았다. 그러나 이미 예수에게 버려진 나로서는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일단 사어가 많이 들어갔고 마무리가 흐지부지 합니다..

과외 과젠데 하룻밤 새면서 쓰던게 날아가버려서 한시간만에 급조해서 썼더니 이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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