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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계약(2장-2)등잔 아래 어두운 거래.

2017.08.06 12:18 조회 수 12 장작추가 1 / 0

* * * *

 

 

선한 마음으로 하는 것이라고 다 통하는 건 아니란다.’

 

 

 아버지께서는 항상 그런 말만 하신다.

 

오늘도 여기저기 후원을 보내야할 곳들의 명단을 정리하고 그들이 보낸 편지들을 보며 하루를 마감하지만 마음은 편치 않다. 옳은 일은 정녕 절대 이루어지지 못하는 건가. 또한 아버지께서 하시는 말씀이 맞다는 건가.

 

  우주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불행들은 해가 갈수록 늘기만 하고 있다.

서로 간의 교역이 늘어나고 접하는 게 많아지며 그만큼 아는 게 많아졌다. 아는 게 많아지니 이전이었으면 자기 별 안에서 있는 것에 한해 원하는 걸 찾던 이들이 이젠 자기 별을 떠나 밖으로 얻으러 다닌다. 무역과 거래는 그렇게 해서 시작된다. 역시 아버님 말씀이다. 그게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원한 걸 얻으려 하는 이, 배고파 찾으려는 이는 항상 움직이게 되어 있다고 하신다. 배가 고파 창고를 찾아 먹을 걸 뒤지는 이가 없어지지 않는 한 서로 건네받음은 계속 될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나쁜 게 많아졌다고도 본다.

흰여우족 가죽 같은 그런 끔찍한 일들이 매우 지나쳐서 그렇지 그보다 약하다 해도 심한 경우들이 많다. 숲속에 흰 신전을 만들어 수양과 믿음을 유지하고 살아 외부가 어떤 지 모르고 지낸 이들이 용병대에게 당해 일어난 일이나, 그저 돌멩이에 불과한 채로 알고 갖고 있는 것에 만족하며 지내던 작은 종족들이 그 돌멩이를 찾아 댕긴 이들이 총칼을 들고 와 빼앗고 그걸 줍게 시키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언제쯤..”

 

 

  그 모든 게 이 자리를 있게 해준 것이란 사실에 한숨이 나온다.

 

그러한 거래들이 자주 오고가는 이 행성에서 아버지는 노련하게 우리 가문과 행성이 편안히 살 수 있도록 하셨다. 그러한 일로 벌어진 물건들이 이 행성에 오는 것도 막지 않겠지만 또 자기 목숨을 구하고자 얻을 것을 찾는 작은 종족들이 옴을 내치지 않으시는 면도 있다. 자선후원사업도 그 연장선상이다. 그러나 속내는 따로 있으셨다.

 

 

-모든 것에는 넘치거나 모자라선 안된다. 그걸 못 지키게 되면 무너진다.-

 

 

  항시 말씀하시지만 어느 쪽에도 아버지는 기울지 않으셨다.

용병대들의 주선을 때에 따라서 거절하시고 또는 받으면서도 제국들하고도 어떨 때는 거절하고 받는 등 항시 균형을 맞추시려 노력하셨다. 작은 종족들도 자기 물건을 가지고 와서 팔려고 할 때도 매번 받는 게 아니셨다. 여하튼 아버지는 항상 물건이든 계약이든 뭐든 꼼꼼히 살핀 뒤 결정하셨고 그 결과는 항상 큰 수익을 얻으셨다. 그 기반으로 제국과 용병대 양쪽에 줄을 대놓고 우리 행성은 평화를 누릴 수 있는 것이었다.

  자선사업은 그런 작은 종족들이 몰려오게 하는 빛이었다.

처음에는 자선으로 시작하려 했던 많은 교역 및 경매 행성들이 방식을 도입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용병대들의 거액 현상금이나 제국 측의 거액 보상금에 넘어가 작은 종족들의 안위등을 등한시 하는 경우가 많았다. 어차피 작은 종족들이 자기들을 공격할 수 없을 것이라는 걸 잘 알기에 그들은 작은 종족들 눈앞에서 태연하게 계약을 위반하는 경우도 수없이 벌이고 했다는 이야기들이 많다. 다람쥐족들이 힘들여 땅에서 금속을 구해와 자기들의 생명의 식량인 도토리를 구하려 온 것을 눈앞에서 다 빼앗고 그들을 노예로 팔아버린 이야기는 참담하기 그지 없지만 익히 널리 작은 종족들 사이에 퍼진 사실이다. 두려움 속에 그나마 믿을 것이라도 찾으려는 자들, 그리고 결국 주린 배를 견딜 수 없는 이들은 조그마한 불빛이라도 있는 곳으로 몰려들기 마련이었다.

 

 

아가씨, 저녁 다과를 올릴 까요.”

아뇨. 오늘은 그냥 넘어가려고요.”

어제 들어온 신선한 과자라고 하는데. 조금은 들어보셔도 나쁘지 않아요.”

고마워요. 하지만 아직 일이 끝나지 않았어요.”

 

 

 끝없이 이어진 전자우편 목록들. 하나하나 열고 그 내용을 읽어가며 빠르게 편지 답변을 적어가는 손이 바빠진다. 하녀는 화면 앞에 앉아 일을 하는 소녀 옆에 다과와 차를 내려놓는다.

 

 

평소보다 일이 굉장히 많아지신 듯 하군요.”

, 최근에 흰여우족 가죽 품귀 현상이 심해졌다는 신문 소식들이 우주 곳곳에 퍼지면서부터 그 이후로 여기저기 후원과 기부에 대한 문의가 늘어났어요.”

그 전부터도 적다고 여겨지지 않던가요?”

, 하지만 그 때도 이렇게 후원이나 기부 문의가 늘어나거나 하진 않았어요. 아무래도 진짜 흰여우족 가죽에 대한 사람들의 욕구가 심해진 듯 싶어요.”

 

 

 이따금 펭귄맨이 사장인 언론사의 우주 정보 화면을 띄우고 다른 신문 사의 정보를 띄워 보지만 어디나 서로 경쟁이라 해도 비슷비슷한 얘기들 뿐이다. 하나같이 물건이 귀해진다, 지금 사지 않으면 앞으로는 없다, 고로 괜히 기다리지 말고 구하려 들어라가 다수다.

 거기서 조금 정확한 정보를 굳이 찾아야 할려 든다면 애석하게도 펭귄맨 사장의 언론사의 정보가 그럭저럭 볼 수 있는 것들이다. 그 사장의 인품이 매우 소란스러운 것은 둘째치더라도 말이다.

  오늘 자 경매 물건 신문에 관련 소식에도 흰여우가족 품귀현상의 심화에 대한 전문가라고 하는 이들이 논평이라든 가 우주경제학자의 언급 등이 나오고 고로 지금 우주에 흰여우가죽 등 여러 희귀품의 품귀 현상이 심화된다는 걸로 강조하는 걸로 끝을 맺는다.

 

 

참 답답한 세상이네요. 아무리 욕심이라는 게 끝을 메울 수 없다곤 한다지만.”

맞아요..”

 

 

 답답한 듯 밝지 않은 표정이나 일을 늦출 수 없기에 계속 편지를 적는 손을 놀릴 수 없다. 옆에서 지켜보던 하녀는 접시에 다과를 옮겨 담고 찻잔에 차를 따른 뒤 쟁반에 올려 소녀 옆에 조심히 내려놓는다.

 

 

그래도 아가씨는 해내실 수 있을 거에요.”

쉽지 않을 수도 있어요.”

아니라고 봐요. 주제넘지만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고 비참하게 팔려갈 지도 몰랐을 저를 거두어 주신거나, 노예가 아니라 당당히 직업인으로 등록해주시고 일을 맡겨주신 건 그 드넓다는 우주 어디에서도 그런 생각을 하는 이가 없었거든요.”

 

 

그 때 소녀는 어디서 뭔가를 본 듯 손이 멈칫했다.

 

 

무슨 일이시죠?”설마.”

 

 

화면을 보던 소녀의 눈이 커지더니 서둘러 손으로 편지의 내용을 연다. 다른 흰색 배경의 편지봉투 모양의 전자 모양들과는 달리 노란색의 편지봉투와 뭔가를 나타내는 듯 꽃무늬까지 있는 것으로 보아 꽤 중요한 내용으로 보였다.

 

 

친애하는 노란 장미꽃봉오리님께.’

 

그 분 편지에요.”

? 정말인가요?”

 

 

대답대신 빠르게 손가락으로 꽃무늬 전자 모양을 건드리자 꽃무늬 전자 모양이 펼치고 열린 꽃봉오리 모양의 화면이 나타난다. 그리고 꽃잎 하나하나에 알 수 없는 문양들이 비쳐줬고 그 문양들을 소녀는 유심히 하나하나 신중히 살폈다. 9개의 꽃잎을 살피고 나서 마침내 맞는 건지 타자를 치는 손의 놀림이 빨라졌다.

 

 

틀림없어요. 문양을 살펴보니 굉장히 다급하신 가봐요.”

 

 

암호가 풀리고 자선단체 노인이 쓴 편지 내용이 화면에 나타났다. 찬찬히 읽어가며 이따금 편지글의 일부를 손으로 누르며 다른 화면을 여는 데 거기에 걸린 암호를 기입하는 칸이 생기면 다시 암호를 적고 다시 분석하고, 다른 곳도 마찬가지로 역시 손으로 눌러 화면을 연 뒤 암호를 넣고 열고 읽어가는 작업을 한동안 반복했다. 그 사이 하녀는 식은 차를 치우고 다른 찻잔에 더운 차를 담갔다.

 

 

흰여우족 소년이라니..”

 

달칵.

 

, 흰여우족이요?”

 

 

차를 담던 하녀가 놀라 잠깐 찻잔과 차 주전자가 부딪쳤다. 그 탓에 차가 좀 튀어 쟁반이 지저분해졌다.

 

 

내용에 따르면 이래요.

 

밀렵 감시 활동을 하다 흰여우족 소년을 구출했다. 그러나 흰여우족 소년을 구하는 과정에서 늑대인간족 용병대와 마찰을 갖게 되었고 그만 사고가 나고 말았다. 흰여우족 소년을 구하는데 조력한 정체불명의 무역업체 사장의 도움이 컸지만 지금 그와 자신, 둘 다 늑대인간족의 추적을 받고 있을 위험이 커져 이에 대응할 방안이 필요하다.’..

 

늑대인간족과 마찰이라니. 이건..“

, 세상에나. 늑대인간족과 마찰이라니. 정말 미친 노인네군요!”

 

 

소녀와 함께 화면을 지켜보던 하녀는 질색팔색을 하는 얼굴 표정을 지으며 화를 냈다.

 

 

또 그 난리를 쳤나 보네요! 이번엔 뭐? 늑대인간족과 마찰? 해도해도 너무하잖아요!”

너무 그러시지 마세요. 이분도 나름 힘들게 일을 하시니

아가씨는요? 아가씨께서 훨씬 고생하고 있다는 걸 이 영감 노인네가 알기나 하겠어요? 기가 막혀가지고..”

 

 

 답답한 듯 지저분해진 쟁반을 닦으며 하녀는 연신 분통을 터뜨렸다.

 

 하녀의 말에 소녀도 나름 이해가 갔다. 자선단체 노인의 일은 여러모로 문제가 많았다.

과거엔 여느 단체들처럼 자선 행위와 봉사 단체를 이끌며 일을 하는 평범한 자선 단체로 문제없이 일을 해나갔다. 꽤 차분하고 인자한 인상에 주위 평도 처음 볼 때도 얼른 소녀는 자선 기부를 할 정도로 좋았다. 그런데 어떻게 어긋나지기 시작한 걸까.

자선 단체의 활동이 어느 때부턴가 달라졌다.

 본업일 줄 알았던 자선 행위와 봉사 활동은 뒷전으로 밀리고, 밀렵꾼 감시 활동 등이나 제국 한 가운데로 가서 소수 종족에 대한 권리를 살피지 않는 제국에 대해 강도 높은 연설로 비판하는 행위를 했고, 상인 계층 등이 여기에 동조한다고 비판해서 많은 후원들이 끊기고 도리어 자금 운용을 이상한 쪽에 사용한다는 의혹을 받는 등 여러모로 사방에 척을 지게 되었다. 이 단체의 본부가 되는 쪽도 더는 봐줄 수 없는 지 지원도 많이 줄어들었고 계속 감사를 당하는 상황이나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거기다, 자신에 대한 지원이 당연하고 마땅한 일이라고 고마움 따위는 전혀 모르는 그런 사람을 왜 돕는 지 전 이해를 할 수가 없어요.”

글쎄요..”

아가씨, 대체 왜 그 분 편을 드시는 건데요?”

 

 

소 녀가 망설임에는 다 이유가 있다.

누군가 오해할지 모를 상황인 것에 깊은 실망감을 줘야 한다면, 그저 둘은 서류상으로 만날 뿐 전혀 면대면으로 만난 적이 없다. 오히려 이번 편지에서 만나자고 한 게 처음일 정도. 그렇다면 왜? 오히려 소녀가 노인을 이해해주는 건 정확하게, 노인 이외에 노인처럼 활동하는 이는 우주에 사실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일단 표면상 우주는 조용해졌다.

그러나 그 밑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더 심해졌다. 그늘에 가려지면 더 심하고 탐욕스럽게 바뀌는 건 어디가나 똑같은 거다. 흰여우족 가죽의 품귀 현상과 흰여우족들의 발견이 갈수록 줄어드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생산할 것이 예전 같지가 않게 되니 더욱 눈에 핏발이 서서 물건을 찾으려 들고 걸리면 끔찍한 결말을 맞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되니 흰여우족들은 더욱 은밀하게 숨을 수 밖에 없고, 악순환은 계속 되는 것이었다.

  이걸 우주가 모를 리 없다. 그러나 알아도 별 해결할 생각이 없다.

워낙 천태만상의 종족들이 드글대고 이해관계는 그 이상으로 많다. 그 카이사르나 진시황, 펭귄맨 등등 굵직한 세력이 있다 손 쳐도 제대로 된 통일 구성이 어려운 것만 봐도 이를 대변해 준다. 암만 좋은 말이나 설득이 전혀 먹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중에서 늑대인간족들은 특히 극심하다.

 

 

그러니 그 분이 그렇게 되버린 것도 어쩌면..그럴 지도 몰라요. 암만 좋은 뜻으로 하는 일임에 분명한데 전혀 통하지 않는 거. 말이 안통하는 것 못지 않게 답답하고 분통 터지는 상황 등이 항상이셨겠죠.”

여기는 안그러겠나요..”

어찌 보면 가여운 분이시죠.”

 

 

  노인이 목숨 걸고 지금까지 버틴 것은 어쩌면 굉장히 대단한 것이다.

당연 이권을 침해하는 것은 그게 어떤 선한 신이라 할 지라도 죽여버리겠다 덤벼드는 별의별 악덕들이 가득한 우주에서 용케 그들의 눈을 피해다니며 자기 일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는 건 남다른 일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노리는 눈들이 많아지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 대응을 여태껏 어떻게 피해왔지만 지금은 너무 상황이 좋지 않다.

  늑대인간족의 악행은 우주에서도 알아주기 때문이다.

그런 늑대인간족의 이권이 얽힌 일에 개입하게 됐으니 이제 과거처럼 피하는 수준으로 지금 문제를 대응할 수 없다. 자신에게 면대면으로 요청한 것은 그 상황이 훨씬 생각보다 심각한 수준임에 틀림없다.

 

 

절대 받아들이지 마세요.”

일단 사정을 더 들어보고

주인마님께 말씀드릴 겁니다. 죄송하지만 아가씨께서 더 상처 받으시는 일은 더는 두고 볼 수 없습니다.‘

 

 

다과와 차를 치우는 하녀를 뒤로 하고 소녀는 답답해진 듯 다시 화면을 응시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노인이 보낸 편지를 읽어가던 소녀는 편지 끝에 [, ‘그 자를 소개하고 뵙겠습니다. 항상 안녕하시길]라는 문구에서 시선이 멈춰졌다.

 

 

잠깐.”

아가씨 전 분명히

여기 이 사람도 만나봐야겠어요.”? 누구?”

어르신께서 여기에 쓰신 그 자라고 하는 사람. 정체불명의 무역사무실을 만들었다는 사람이래요.”

그게 무슨 상관이래요. 당장 이 편지를 지우시는 게 좋겠어요. 전 주인마님께

아니, 이 사람이 우리 문제를 알고 있을 사람인 듯 해요.”

 

 

 신중하지만 뭔가 골똘히 생각난 게 있는 지 소녀는 턱을 괴며 화면을 살폈다.

그 자’. 노인이 정체불명의 무역회사를 운영한다고 말한 이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자. ‘그 자라는 단어를 다시 손으로 눌러 나타난 화면에 적힌 내용을 또 살폈다.

  역시 제대로 신원을 확실하게 할 사항은 없었다.

그저 등록도 이상한 무역회사를 만들었다고 하고 그 남자 외에 정체불명의 검은 복장의 사람들과 같이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뚜렷하게 어디를 정착해서 다니기 보다 보따리 상인들처럼 여기저기 사무소를 옮겨 다니는 것으로 보인다.

  얼핏 뜨내기 무허가 사무소를 운영하는 알선꾼으로 보이지만 그런 것 치고는 흰여우족 소년이 병에 걸린 것을 약을 써서 고쳐주고 함께 일한다는 검은 복장의 인부들로 추정되는 이들은 늑대인간족을 한번에 제압할 정도로 실력이 수준급이라는 점이다. 거기다 현재 우주의 평판 상황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능력이 뛰어난 듯한 사장이라는 청년은..일단 같이 위험에 처했다고 친다.

 

 

대체 누굴까..”

아가씨..영 노인네도 노인네지만 이 남자는.”

 

 

  일단 선한 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그러나 악한 이라고 단정짓기도 안된다.

단순히 무죄추정의 원칙보다도 여러모로 이 남자는 헷갈리게 하는 게 너무 많다. 일단 노인에게 접근해서 위험한 상황에 같이 빠지게 한 것은 분명하지만 확실하게 흰여우족 소년을 구했고, 그리고 늑대인간족을 제압할 만큼 그 인부들의 실력이 보통이 아닌 것도 사실이다. 돈을 요구하는데 터무니 없어 보여도 늑대인간족에게 도망치기 위해서 필요한 자원임은 사실이기에 절대 터무니 없다고 단정도 지을 수 없다.

  더욱 헷갈리게 하는 것은.

흰여우족 장신구 사업을 제안한 것인가다. 분명 그들의 물건이 귀중한 것임에 틀림없으나 우주 여러 곳의 종족들에게는 그렇게 중요하다고 보지 않는다. 오히려 버려지는 게 태반일 뿐. 어쩌면 쓰레기로 버려지는 게 많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장신구로 사업을 하겠다고 제안서를 내민 것이다. 노인에게도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한 것은 더 알아봐야겠지만 경매 행성에 이것을 가지고 사업을 하겠다고 한 것은 뭔가 고개를 갸웃하게 한다. 무엇보다, 지금 흰여우가죽 가격이 엄청나게 뛰어오른 상황에서 흰여우족 소년 같은 자기 몸을 보호하기 힘든 것을 상대로도 그걸 취하는 게 아니라 장신구라는 굉장히 엉뚱한 듯한 일을 하겠다는 남자의 제안.

  소녀는 결심이 뭔가 선 듯 화면의 전원을 끄고 기기를 접었다.

 

 

어쩌면, 이 남자는 알 지도 몰라요.”

?”

저와, 어르신만 구할 수 있는 방법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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