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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thering.co.kr/2343


 군복무 시절 경험을 투고해봅니다.


군복무를 의무대에서 했었는데, 입원실이 있는 군병원 본청과, 본청에 연결된 별관, 그리고 본청에서 3분 거리 정도 떨어진 의무병 생활관, 취사장, 수송부, 기타 자재물자 창고 등으로 이루어진 부대였습니다.

인원이 상당히 제한적인 의무대 특성상, 당직, 통신, 불침번 등의 실내근무가 주를 이루고 있었죠. 저도 물론 그 제한적인 인원 중 하나라서 지휘통제실 당직부관 근무에 들어갔습니다. 상당히 널널한 부대였기에 당직사령은 12시를 넘기자마자 숙면에 들었고, 통신병도 CCTV병도 저도 누구 하나 할 것 없이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습니다.

새벽 네 시쯤 되었나, 전화기가 요란하게 울리는 소리에 화들짝 놀라 정신을 차리고 급히 수화기를 집어 들었습니다.

"통신보안? XX의무대 당직부관 병장 박OO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하지만 아무런 대답은 없었고, 지직거리는 잡음과 바람소리만 들렸습니다.

"통신보안? 통신보안?"

여전히 대답없던 수화기는 조그만 발소리를 들려주고는 뚝하고 끊어졌습니다. 뭐야, 어떤 미X놈이야 하고 수화기를 내려놓고는 감히 지휘통제실에 장난전화를 해 모두의 잠을 깨운 괘씸한 놈을 찾기 위해 통신병에게 말했습니다.

"방금 전화 건 거, 내선이지? 어디야?"
"잠시만 기다리십쇼."

짜증 일색이던 통신병의 얼굴이 사색이 되는 건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박OO병장님?"
“왜"
"이거 좀 이상합니다."
"왜, 어디길래?"
"내선번호 204번입니다."

내선번호 204번이 어딘지 기억을 더듬던 저는 잠이 확 달아났습니다. 앞자리 1은 본관, 2는 별관, 3은 생활관, 수송부 및 취사장. 즉 별관, 그 중에서도 204번은 사용한 지 20년이 넘었다는 시체안치소였습니다.

"야 뭐야 장난치지마."
"장난 아닙니다 직접 오셔서 확인해보십쇼."

설마 하는 마음으로 직접 통신병 자리에 가서 확인해봤습니다. 
선명히 떠 있는 숫자 204.
설마, 설마 싶어서 행정반에 전화를 걸어 당직병에게 물어봤습니다. 

"통신보안, XX의무대 당직병 일병 이OO입니다."
“야, 나가서 불침번한테 유동병력 있었는지, 인원수 맞는지 물어봐봐."

잠깐의 시간이 지나고 예상했던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유동병력 없었고, 인원수 이상 없답니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결과입니다. 어떤 정신나간 놈이 새벽 네 시에 일어나 잠입하는 게임처럼 불침번의 눈을 피해서 단단히 잠긴 시체안치소를 뚫고 들어가 장난전화를 하겠습니까. 전화 소리에 깼는지, 당직사관이 갑자기 수화기를 넘겨달라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야, 무슨 일이길래 새벽 네 시에 전화질이야?"
"알았어. 내가 가서 확인해볼테니까 근무나 똑바로 서."

저는 자초지종을 설명하자 가시 돋친 말투로 전화를 끊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당직사관이 지통실 앞을 지나갔고, 무전이 왔습니다.

"여기는 당직사관, 별관 잠금장치 및 봉인에 아무 이상 없다는 통보."
"수신 양호."

다시 돌아가는 당직사관에게 경례하고 남은 시간동안 졸지도 못 한 채 당직근무 인수인계 및 교대 후에 생활관으로 올라와 퇴근을 준비하던 어제의 당직사관과 마주쳤고, 무전에 대한 이야기 하자, 자기는 무전을 한 적이 없다고, 별 일 없었길래 오다가다 경례만 받고 그냥 지나갔다는 겁니다.

백 보 양보해서 시체안치소에서 내선은 회선오류라 쳐도, 친 적 없는 무전은 대체 무엇이었을까요.

[투고] 익명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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