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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과 사의 갈림길?

2018.09.29 09:45 조회 수 15 장작추가 3 / 0

 


흔히 생사 갈림길이라고들 하면 병원 등지에서 의사가 심정지된 환자를 심폐소생술을 한다거나 전쟁터나 재난의 비극등을 다루는 경우들을 떠올리기 쉽죠.



어느 댓글도 쓴듯 싶은데..기억은.


제가 겪은 이맘때쯤 생각나는 일이 있습니다. 제 자신보다는 제가 살던 집 '바로 아래'였습니다.



퇴근하고 집(주상복합 아파트)에 돌아가는데 길 위(것도 차도 위에서 펜스까지 치고)에서 관리실장하고 경찰하고 소방서 대원하고 뭔 얘기를 나누는 겁니다. 뭐 그냥 피곤도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그냥 지나치고 집에 들어갔죠.



며칠 후, 또 퇴근 후 집에 먼저 들어오고 좀 늦게 어머니가 들어옵니다. 꽤 늦은 시간이라 저녁도 제가 직접 해먹고 대충 집에서 티비 보던 중에 말이죠. 


근데 어째 복장이 먼지에 그을음에 범벅이신 겁니다. 어디갔다왔냐니.


"5층에 갔다왔어."

"왜요."

"아아, 부녀회 자원봉사거든. 쓰레기 치우러."


쓰레기 치우는데 먼지는 몰라도 그을음이 묻은 건 왜냐 싶죠?


"5층에 살던 할아버지가 지난 번 돌아가셨거든. 가스불 못끄고 화재나서 연기에 질식해 돌아가신 거야."



아하..


지난 번 경찰, 관리실장, 소방대원..답이 나오는 군요. 그렇습니다.


사연은 5층 할아버지가 독거노인..것도 한 때는 그래도 지역에서 돈 억척스레 모으셨던 분이라는데 자식들 죄다 공부시키고 유학 보내고 전부 해외에 정착해 잘 살고 있지만..


할아버지는 폐지 주으면서 근근히 살고 계신 겁니다. 폐지론 모자르니 가끔 부녀회에서 주는 밥이고 반찬이고 나눠 받으면서 근근히..

5층 집도 거의 그냥 구석진 창고 수준이지 도무지 집의 기능을 하는 곳이 아니었답니다.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으셨는 지 집안이 가히 쓰레기더미 하지장을 방불케할 정도였다니.


그런 곳에서 몸도 가누기 힘든 곳에서, 그만 변을 당하신 겁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그렇습니다. 고독사 현장인 거죠.



그 뒤 들은 소식으로 해외에 있는 자식들은 그냥 약식으로 장례 치르고(오지도 않고), 남은 고작 몇푼도 안되는 고인 통장 돈들 각자 n분지 나눠서 해결했다고 합니다.


망자는 그냥 뼈가루가 되어 뿌려졌다네요(고인 시신이 화재에 또 손상됐다고). 그렇게 사라지신 겁니다. 이 세상에서. 저의 돌아가신 할아버지, 할머니 있으셨던 시대의 분이고 적잖이 보셨던 분이라는데.




거긴 다 청소된 뒤에도 지금도 안쓰이고 있뎁니다. 너무 구석지고 음침하다고.


반면 전 바로 위층에서 밥먹고 라뽂이 먹으며 살고 있죠.



생사? 거창한 게 아닙니다. 이겁니다. 기기묘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