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총여가 드디어 해체되기로 총투표에서 결정되었다고 합니다.
페미든 안티페미든 이 일에 큰 의미를 두려 하겠습니다만, 유감스럽게도 둘 다 틀렸습니다.
총여해체는 아무 의미 없습니다. 그저 골골대던 총여 역사의 마지막 마침표를 찍은 겁니다.
10년 전에도 총여는 기반 부실로 여기저기서 선거가 무산되는 등 골골대고 있었습니다.
사실 '총여학생회'라는 이름 자체가 '여학생회'의 상급단위라는 뜻인데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았죠.
학생운동에서도 그저 구색갖추기일 뿐이지 '페미니즘으로서의 무엇'을 제대로 드러낸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여학생들마저도 총여를 외면해 곳곳에서 후보를 못 내 선거가 무산되었습니다.
(그토록 강고한 운동권에서 '너 후보'하지도 못할 상황이었다는 겁니다)
총여가 벌인 사업이란 게 별 거 없었습니다.
무슨 페미니즘을 대중화할만한 노력도 역량도 없었고,
생각나는 게 여학생 휴게실과 생리공결 관리? 그나마 생리공결 공문은 교수가 씹으면 그만이니(...)
아, 또 하나 생각나네요. '두 성 쓰기 운동'(.......................................................)
제가 10여년 전 총여 선거운동을 기억합니다.
총학 선거운동 출마자도 정장 맞추고 사진찍는다고 돈 많이 썼지만....
총여는 소녀시대를 지나치게 의식한 헤어스타일과 메이크업으로 한눈에도 돈 좀 썼다는 느낌을 주었습니다.
놀라운 건 이게 단독출마.
유권자가 얼마나 관심이 없으면 이렇게까지 했겠습니까.
2018년. 지금까지 총여가 버틴 것도 참 신기한 일입니다.
연세대 총여 해체는 순리에 따른 것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문제는 '순리'에다가 '의미'를 갖다붙이는 겁니다.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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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는 일단 지금은 보류지만 이 여파가 과연 도미노가 되느냐 안되느냐를 봐야할 사인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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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가
2018.06.16 09:56
1년 전까지의 총여와 오늘의 총여는 의미가 다릅니다. 행정적으로는 윗 글의 분석이 옳으므로 당연히 없어지는게 맞는 순리의 조직이었지만, 오늘의 총여와 그 투표양상은 명백하게 페미니즘을 둘러싼 이데올로기적 대립이고 사실 총여라는 조직 자체는 그 전쟁을 벌이기 위한 구실이자 배경장식물에 불과해보입니다.
이미 폐지 쪽으로 가닥을 잡았으니, 가정은 무의미하지만, 만약 총여가 투표해서 승리했다면, 향후 연세대 총여는 페미니스트들의 강력한 정치적 거점으로써 기능했으리라 확신합니다. -
ㅇㅇ? 연대총여 해산이 안된답니다. 중문위에서 개지랄을 떠신 통에 재개편입니다.
즉 총여해산이 아니라 다음 페미에 빠진 인간이 다시 그자리를 이어받는 겁니다.
그리고 여대를 제외한 모든 여대생들은 총여에 목을 매답니다.
인간의 특성상 자기유익만 구하는 이기주의는 종특인데다가 선민의식으로 사회를
주도하고싶다는 권력욕 자체가 당연히 존재하니까요.